프랑스 총선에 출마한 30대 남성 후보가 여자 속옷을 입고 촬영한 선거 포스터로 인해 후보직을 박탈당했다.
파리 7선거구 유럽생태녹색당 대리후보로 나선 티에리 샤포제(35)는 선거포스터 촬영을 앞두고 갈색 긴 머리 가발과 검은 속옷 차림에 개를 안고 지역구 본후보와 함께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의 이런 파격 옷차림엔 자신이 성매매 종사자임을 당당히 밝히고, 또 성소수자 인권보호와 동물권 보호 활동을 해온 후보 본인의 이력에 대한 메시지가 다층적으로 담겨있었다.
하지만 샤포제가 해당 포스터를 SNS에 공개하자 그의 충격적인 모습에 비판공세가 쏟아졌다. 그 여파는 본후보로 그의 옆에 선 여성 정치인 듀슈카 마르코빅에게 고스란히 쏟아져 선거양상이 불리해졌다. 결국 녹색당은 논의를 거쳐 지난 11일 샤포제의 대리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프랑스는 본후보가 의원당선 후 사퇴하거나 사망할 경우에 대비, 결원을 채울 대리후보가 함께 총선에 출마하는 체제다. 대리후보인 샤포제의 파격적 의상에 본후보인 마르코빅이 부담을 느껴 후보직 박탈을 종용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당사자인 샤포제는 “마르코빅이 외부의 압력에 굴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성 소수자 차별 금지’가 당 강령인 녹색당에서 샤포제의 대리후보 박탈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자 당 정체성에 위배되는 결정이라는 비판여론 또한 확산되고 있다.
티에리 샤포제는 프랑스의 LGBT 운동가로 2006년부터 성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는 한편 2010년 영국 가디언지에 자신의 성노동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며 성소수자의 권익향상과 성노동자 권리보호를 주장해왔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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