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생산 투자 소비 증가율 모두 주춤…시장 전망 못미쳐
WSJ "4월 실물 지표 둔화, 올 경기 터닝포인트 가능성"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4월 생산·투자·소비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회복 국면이던 실물 경기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흘러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증가율(7.6%)이나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7.0%)를 밑도는 수치다.
올 들어 4월까지 고정자산투자는 8.9%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3월까지의 증가율(9.2%)이나 시장 전망치(9.1%)를 밑돌았다. 중국 정부가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연간 고정자산투자 목표치(9%) 밑으로 내려갔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늘어나 역시 전월(10.9%)이나 시장 예상치(10.8%)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소매판매 목표치는 10% 안팎이다.
중국은 1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경제 성장률 6.9%'를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1분기 경제 지표는 경착륙 우려를 완화하기에 충분했으며 올해 중국이 경제 성장률 목표치(6.5% 안팎)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6.2%에서 6.5%로 상향하기도 했다. SCMP는 그러나 4월의 각종 지표 둔화는 중국 경제가 아직 견고한 수준이 아니며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일선 기업 현장에서도 중국의 실물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장성 소재 타이하오강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치솟는 임금과 원자재 비용 부담 탓에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지만 적자 경영을 하고 있다"며 "더욱이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도 좋지 않아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모든 4월 실물 지표가 전달에 비해 부진했다"며 "이는 올해 경기가 지난달 터닝포인트(전환점)를 맞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 감소와 정부 주도의 부채 감축이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과도한 금융 차입 줄이기에 나서면서 실물 경기 회복세가 주춤했다고 풀이했다. 중국 경제가 1분기 예상 외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자 당국이 본격적으로 그림자금융 대출과 차입 억제에 나서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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