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대선 이후 여권내 권력지도가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15일 중국 특사로 내정되면서 새 정부 전면에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와 북핵 문제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경륜이 높고 기획통인 이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추측이 안팎으로 제기됐다. 역대 정부에서 중국 특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대중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맡아왔다.
이 때문에 이 의원의 민주당 내 위상이 다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나란히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물러나고, '친노의 좌장' 이 의원이 다시 급부상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의원은 친노(친노무현)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탄생에 기여하고, 참여정부 때 책임총리를 지내면서 친노의 대표주자가 됐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때 친노 패권주의 문제가 거론되면서 이 의원은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 의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시절인 지난해 4.30 총선 당시 '공천파동'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뒤 탈당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지난해 9월 말 복당한 이 의원은 19대 대선 때 문재인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 '문재인 멘토' 역할과 함께 점차 세를 넓혀갔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역할과 거취에 대해서도 이 의원이 좌장 역할을 맡으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돌아온 이 의원이 당ㆍ정ㆍ청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의원은 7선 의원으로 당내 원로인 데다가, 이번 민주당 당직 개편인사에서 임명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현 대변인과도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2012년 이 의원의 당대표 시절 각각 비서실장, 대변인을 맡았던 '이해찬 사단'이다. 추미애 대표 역시 당시 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