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자유한국당 지도부 내방…정우택 "국정원장 내정자, '남북정상회담' 언급 적절치 않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겸 권한대행을 만나 "야당의 목소리는 더 크게 듣겠다"며 "소통창구 역할을 하면서 야당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잘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 권한대행은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 사랑·소통·관용의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하며, "강한 야당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 권한대행을 내방해 30여 분간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권한대행은 "덕담만 드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게 우리 당에서 벌써 걱정의 소리가 많이 나온다"며 "청와대 인사가 발표되고 나니까 NL과 PD계가 청와대에 포진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또 한 가지는 국정원장 내정자께서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내정된 신분에서 개인적 차원에서 그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시각에서 봤을 때 대통령께서 든든한 안보관보다는 불안한 안보관을 한다는 인식이 많다"며 "이 점이 아직 불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와대 인사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다"고 쓴소리를 냈다.
정 권한대행은 "한미동맹, 사드 배치, 한미FTA 등 외교·안보적인 측면에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빌어 잘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권한대행은 문재인 정부에 세 가지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그는 "첫째, 우리 국민에게 각별한 사랑의 정치를 해달라"며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국회와 정치권, 보수계층간의 소통의 정치가 이뤄졌으면 한다. 세 번째, 승자로서 여러가지로 당에 관용의 정치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불안한 국내외 정세를 언급하며 "강한 야당이 되겠다"며 "국익을 위해 뒷바라지 하다가도 옳지 않을 때는 소위 목숨을 걸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야당"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임 비서실장은 "무엇보다 국회와 협력을 해서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고 싶어서 찾아뵀다"면서 "우선 야당의 목소리는 더 크게 듣겠다. 소통창구 역할을 하면서 야당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반영하도록 잘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특히 임 비서실장은 "한국당에서 우려의 목소리 내주신 것 잘 듣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만큼만 하겠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우 원내대표는 운동 세대의 대표적인 분이지만 지난 1년간 원내대표를 하면서 정 대표와 가장 대화가 잘 되고 원만하고 합리적인 평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야당과 정책을 긴밀히 협의하고, 외교·안보 부분에 대해서도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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