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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변곡점…보수가 흔든 다섯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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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촉발된 만큼 준비기간이 짧았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특히 확고한 보수 후보가 없어 중도ㆍ보수 표심이 어느 쪽에 쏠리느냐에 따라 구도가 급변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한국 정치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장미대선 레이스의 결정적인 장면 다섯 가지를 뽑아봤다.



 ▲보수 민심 흔든 반기문의 선택= 이번 대선에서 보수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선택이었다. 반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후폭풍으로 별다른 후보가 없던 보수 진영의 '구세주'로 꼽혀왔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월12일 '정치교체'를 외치며 귀국했을 때만 해도 지지율 30%대를 기록하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귀국 직후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지지율이 하락했고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한 반 전 총장은 귀국 20일 만에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도전보다 국정 안정을 택한 황교안= 반 전 총장이 중도 하차하자 정치권의 눈길은 자연스럽게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쏠렸다. 문 후보의 독주 속에서 황 권한대행이 반 전 총장을 대신해 보수의 유일한 대항마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에선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종용했고 자유한국당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경선 룰까지 바꾸는 소동을 벌였다. 황 권한대행은 결국 3월15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논란을 종식시켰다.


 ▲'반문(반문재인) 대항마' 안철수= 문 후보가 1위 자리를 굳혀가는 모습을 보이자 보수 표심은 꾸준하게 '반문 대항마'를 찾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과 황 권한대행에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선 무대에서 멀어지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3월 초 10%대 지지율을 보인 안 후보는 이후 급등세를 거듭해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이는 결과가 일부 나오자 대선 구도는 이대로 굳어지는 듯 보였다.


 ▲安의 자충수와 洪의 반등= 하지만 안 후보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것은 4월11일 '단설 유치원 자제' 발언이었다.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야 할 30~4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안 후보의 가장 큰 시련은 TV 토론이었다. 안 후보는 4월23일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갑(甲)철수냐, 안철수냐" "MB 아바타냐"고 따져 물었다. '갑철수'나 'MB 아바타' 논란을 모르던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킨 자충수였다. 다음 날까지 각종 인터넷 포털에선 갑철수와 MB 아바타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거듭했고 보수 표심의 대안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전화위복이 된 바른정당 집단탈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유력 대선 후보 5인 중 가장 먼저 당내 예선을 통과했지만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유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는 점과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3자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유 후보는 완주 의사를 거듭 확인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러한 내홍 속에서 지난 2일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 후 홍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유 후보에게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로 돌아왔다. 민심은 탈당한 의원들에게 비판을 쏟아냈고, 바른정당에 입당원서와 후원금을 모아주며 힘을 보탰다. 유 후보에게 이 같은 응원이 얼마나 힘이 되었을지는 최종 득표율을 통해 곧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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