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일자리 한파로 치킨집 등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해 1분기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 수가 10만명이상 늘었다. 2012년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전체 자영업자 증가폭 역시 4년3분기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자영업자 생존율이 3명 중 1명꼴에 불과하고 이들 대부분이 빚을 낸 생계형 창업자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396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만4000명 늘었다. 이는 2012년3분기(10만5000명) 이후 최대이자, 1분기 전체 자영업자 증가(17만명) 규모의 61% 수준이다.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 수는 2013년 2분기(-4만2000명)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지난해 3분기(5만1000명)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어 4분기 9만6000명, 1분기 10만4000명으로 증가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월별로도 9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까지 포함한 전체 자영업자 수 역시 3분기 연속 늘었다. 1분기 증가폭은 17만명에 달해 2012년2분기(17만3000명)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자영업자 증가세는 그만큼 고용 시장의 기반이 악화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젊은 구직자ㆍ은퇴한 베이비붐 세대ㆍ반퇴세대 등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치킨집 등 창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비해 실업 등 비자발적인 사유에 따른 생계 목적 창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도 커지고 있지만, 고용의 질적 측면과 경기불황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신호"라고 말했다.
더욱이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청탁금지법 시행 등까지 맞물려 영세 자영업 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이들 대부분이 은퇴ㆍ노후자금을 총동원하거나 빚을 내 창업을 한 케이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추후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작년 9월 말을 기준으로 부산ㆍ대구ㆍ경남ㆍ광주ㆍ전북ㆍ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0%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SCㆍ씨티 등 6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0.39%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15년 말과 비교하면 시중은행은 0.07%포인트, 지방은행은 0.21%포인트 올랐다. 한국기업평가측은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자영업 대출에 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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