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권력기관 갑질 해결"…홍준표 "1조6000억 통신비 절감"

보수정당 두 후보 '경제' 초점 맞춘 행보…劉 "재벌해체론자 아니다" 洪 "통신료 폐지는 포퓰리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민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 보수정당의 후보들이 14일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춰 대권을 향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유 후보는 대·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강연에서 혁신과 개혁을 강조했고, 홍 후보는 청년·취약계층을 겨냥한 가계통신비 절감 공약을 발표했다.

유 후보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특별강연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권력기관들이 기업과 국민들을 못살게 굴고 갑질하는 것은 반드시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의 관계를 바로 잡으려면 대통령과 장관들만 정신차려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세청,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의 작동원리를 제도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K스포츠·미르재단을 둘러싼 정경유착 문제를 언급하며 "재벌 총수가 뇌물, 횡령, 배임, 탈세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사면·복권은 안 할 것이다. 선진국도 그렇게 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 후보는 "저는 재벌해체론자가 아니다. 소위 '레드라인'을 설정할 것"이라며 "레드라인을 넘어오면 가차 없이 엄정하게 다스리고, 넘어오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자유를 누리면서 혁신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유 후보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차기 정부가 시행해야 할 중소기업 정책을 설명하고 고려대학교로 이동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저소득층, 장애인, 취업준비생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가계통신비 대책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 몰이에 나섰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는 한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택적 복지를 추진해 연간 1조60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공약 내용은 구체적으로 ▲청년 취준생의 인터넷 강의 수강료 50% 할인(876억원 절감) ▲망중립성 제도 완화 및 데이터 요금 지원 '스폰서 데이터' 도입(4500억원 절감) ▲소상공인 청년창업자 데이터 추가 제공(2073억원 절감) ▲청소년 요금제 출시(1440억원 절감) ▲저소득층 대상 스마트폰 할인 바우처 제공(1900억원 절감) ▲중저가 단말기 제공(3800억원 절감) ▲중고 단말기 유통 및 중고폰 부품 3년간 무상 지원(1000억원 절감) 등이다.

홍 후보는 "장애인·저소득층의 복지를 제고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면서 소상공인, 벤처 창업을 지원할 맞춤형 가계통신비 대책을 통해 약 1조6000억원 수준의 국민편익이 발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