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이 7시간만에 종료됐다. 심사를 맡은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밤늦게나 다음날 새벽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우 전 수석과 검찰의 입장을 듣는 절차를 마치고 이 내용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다. 심문은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됐고 오후 1시45분께 한 차례 휴정했다가 오후 2시30분께 속개됐다.
8시간40분이라는 '역대 최장시간 기록'을 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문에 비해서는 1시간40분 정도 빨리 종료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측에서는 우 전 수석의 수사를 전담한 이근수 첨단범죄수사2부 부장검사가 나왔다. 우 전 수석 측에선 법무법인 위의 위현석 대표 변호사와 법무법인 동인의 여운국 변호사가 나섰다.
양측은 아날 영장심사 내내 우 전 수석의 구속 필요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 중심에서 국가적인 손해를 야기한 우 전 수석의 책임을 부각하며 범죄 혐의가 명백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우 전 수석 구속영장 청구서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총 8∼9개의 혐의를 적시했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을 묵인ㆍ방조해 직무를 유기하고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을 둘러싸고 벌인 각종 전횡이 핵심이다.
이 외에도 청와대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공무원을 표적 감찰한 뒤 퇴출하거나, 최씨의 이권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K스포츠클럽' 사업을 맡고 있던 대한체육회를 감찰한 사실도 구속영장 청구서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 전 수석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을 뿐 직권남용 등 불법 행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 방어했다. 각종 비리를 저지른 최씨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입장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은 이날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최순실씨의 비위 의혹을 보고받은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권 부장판사는 이날 검찰과 우 전 수석으로부터 들은 입장과 구속영장 청구서의 내용 등을 검토해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또는 12일 오전 중에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월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당시 우 전 수석의 영장심사를 맡은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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