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간담회 "수출, 금융위기 이전 회복했나…더 지켜봐야"

"보호무역, 선진국·신흥국간 경기선순환 여부 고려해야"
신용버블 우려 의견도…"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의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보호무역주의와 선진국·신흥국간 경기선순환 여부 등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한 한은 관계자와 경제전문가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최근 수출이 글로벌 경기개선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증가세로 성장세를 뒷받침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유가상승 등 기저효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확대로 물량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교역량 수준으로 복귀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더불어 선진국·신흥국간 경기선순환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도 모두발언을 통해 "수출을 낙관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내수 회복을 위한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수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우리경제 성장과 관련해 '단기적 높은 성장률' 보다는 '적정 수준의 성장세 지속'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는 데 공감했다. 특히 4차 산업 관련 서비스업 발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진입장벽과 영업제한 등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참석자는 과거 금융위기가 신용버블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물가가 목표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성장률이 잠재 수준에 근접하면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 총재와 전승철 부총재보, 장민 조사국장, 손욱 경제연구원장 등 한은 관계자 4명과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임지원 JP모건 전무 등 6명의 외부 전문가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