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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타 매각 '쌍용차(中)가 될 것인가, 쌍용차(印)가 될 것인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8초

중국기업 매각 놓고 찬반
기술유출형 M&A 우려 vs 자본력 기반 부활 기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정민 기자] 결말을 향해 가는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채권단이 전날(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구해 온 '조건없는 컨소시엄'을 받아들이지 않자 박 회장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경우 법원 판단에 따라 또 한 차례 요동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호타이어 주주들과 금호타이어 공장 지역주민, 정치인들이 가세해 찬반으로 뒤엉키면서 내홍은 불가피해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하면 안된다는 측과 매각을 해야 한다는 측의 논리 중심에는 '쌍용자동차'가 있다. 쌍용차는 부실 국내 기업이 외국 자본에 인수돼 실패한 사례이자 성공한 사례다. 쌍용차의 엇갈린 사례가 금호타이어 매각의 여론전에 동시에 오르내리고 있는 셈이다.


금타 매각 '쌍용차(中)가 될 것인가, 쌍용차(印)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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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兎死狗烹) 상하이차에 인수돼 껍데기된 쌍용차= 중국 기업으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는 측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쌍용차의 중국 상하이차 인수와 같은 '기술유출형 인수합병(M&A)'으로 우려하고 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는 핵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을 빼돌린 뒤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직원 2646명을 구조조정했다.


인수전 당시 중국 상하이차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생산설비에 추가 투자하고 경영진과 종업원의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를 빌미로 쌍용차를 인수해 신기술만 교묘하게 빼갔다. 인수 후 4년 간 투자는 없었고, 대규모 해고 사태만 남기고 2009년 결국 한국에서 철수했다.


중국 더블스타의 시가총액은 약 9300억원대로, 금호타이어(1조3840억원)의 67%에 불과하다. 글로벌 순위도 지난해 말 기준 34위로, 14위인 금호타이어에 한참 밀린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타이어 생산업체로, 광주ㆍ곡성 등의 190여개 협력업체에다 중국 내 공장을 4개나 보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은 "더블스타의 인수가 금호타이어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무임승차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기사회생(起死回生) 마힌드라에 인수돼 부활한 쌍용차= 반면 매각 찬성측은 쌍용차 부활의 기회를 만든 인도 마힌드라 인수 사례를 내세운다.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차를 거쳐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됐다. 중국 상하이차 먹튀 논란을 겪어 마힌드라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있었지만 판매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에 힘썼다.


마힌드라는 3500억원을 투자해 소형 SUV '티볼리'를 개발했고, 쌍용차는 부활에 성공했다. 티볼리는 출시 직후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며 2015년 6만3693대, 2016년 8만5821대 등 2년간 14만9514대를 판매했다. 티볼리를 성공가도에 올려 놓은 덕분에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3조6285억원, 영업이익 280억원, 당기순이익 581억원의 실적을 내며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타 매각 '쌍용차(中)가 될 것인가, 쌍용차(印)가 될 것인가'


최근 금호타이어 주가가 외국 자본 인수 가능성와 같이 움직이는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박 회장보다 투자 여력이 큰 외국 자본에 인수되는 것이 회사의 장기 성장성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채권단과 더블스타간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이뤄진 13일 주가는 전일대비 5.8% 올랐다.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난항으로 더블스타 인수 가능성이 재차 높아지면서 금호타이어 주가는 최근 보름사이 저점 대비 16.3%나 뛰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인수되느냐 한국 기업으로 남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인데 공교롭게도 찬반 모두 쌍용차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며 "찬반 양측이 모두 자기들에게 유리한 사례를 끄집어내는 것이지만 매각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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