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순자 자서전 논란…"5·18, 우리도 억울한 희생자"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 여사의 자서전에 역사적 평가와 다른 관점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발간된 이 여사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는 12·12 사태, 6·29 선언,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 재산 29만원 일화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궁금증을 야기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이 여사가 1996년 재판 당시 한 스님에게 5·18 희생자 224명의 영가천도(靈駕薦度·망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 기도를 올려달라고 하면서 "저희 때문에 희생된 분들은 아니지만, 아니 우리 내외도 사실 5·18사태의 억울한 희생자이지만, 그런 명분이 그 큰 슬픔 앞에서 뭐 그리 중요하겠나"라는 대목이 나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또한 이 여사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신군부의 강압으로 퇴진했다는 것과 관련해 "오히려 최 전 대통령이 남편에게 후임이 돼 줄 것을 권유했다"며 "남편이 처음에는 고사하다가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당시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지도력을 갖춘 사람은 전 사령관뿐'이라는 최 전 대통령 판단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기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을 추진한 것에 대해선 "우리가 존경하고 모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이 그렇게 했다는 것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 여사는 "절벽에서 뛰어내린 전직 대통령의 얼굴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그때 나는 정말이지 생을 포기할 뻔했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전재산 29만원'과 관련된 해명도 포함됐다. 전 전 대통령은 "'29만 원'은 추징당한 후 휴면계좌에 붙은 이자였다"면서 "당시, 예금채권이 30여만 원 정도만 기재돼 있고, 보유 현금이 하나도 없다는 판사의 물음에 '사실이다. 본인 명의는 없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4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 총 3권, 1200여쪽 분량의 이번 회고록은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될 때까지 일들을 다룬 1권, 국정 수행을 다룬 2권, 대통령 퇴임 후 삶이 담긴 3권으로 구성됐다. 해당 회고록에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2·12 쿠데타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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