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대응 자제…"매주 목요일 '가격의 끝' 계속 보여주겠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이마트가 소셜커머스의 단타식 견제에 신경 쓰지 않고 최저가 전략인 '가격의 끝'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다시 불거진 온라인 최저가 논란에 대해 내심 불편해 하면서도 대응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업체들 주장이 이해되지 않지만 우리는 일정대로 가격의 끝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가격 조사로 설정한 최저가를 매주 목요일 적용해 가격 투명성을 계속해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지난 26일 이마트의 최저가 전략인 '가격의 끝'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이마트가 아닌 위메프가 가격 종결자라는 말이다. 위메프는 기저귀 총 17종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자사 판매 제품이 최대 12.5% 더 저렴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유통가에선 온라인 최저가 혈투가 다시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위메프는 지난해에도 이마트와 판매가를 직접 비교해 가격 경쟁력 우위를 주장한 바 있다.
이마트는 연초부터 가격 출혈 경쟁 논란이 벌어지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위메프가 가격을 비교한 시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마트에서 매주 목요일 온라인 최저가를 조사해 제품에 반영하는데, 위메프의 가격 비교 시점은 이마트가 가격을 조정한 바로 다음날인 24일 금요일 오후 1시였다. 이마트가 일주일 뒤인 다음달 2일까지 공표한 가격을 유지하는 동안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는 언제든 더 저렴한 상품을 홍보하고 팔 수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소셜커머스의 가격 대응을 예상하고도 지난해 2월 가격의 끝 정책을 시작했다. 온라인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을 포함한 8개 유통 채널의 가격 조사를 거쳐 최저가로 판매하는 품목을 매주 목요일 발표해왔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작할 때부터 이르면 (최저가 공표) 당일에도 소셜커머스 등 경쟁 업체들의 가격 대응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며 "최저가 지위를 금방 내려놓더라도 이마트의 목표는 소비자들에게 '여기서는 늘 합리적인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충분한 물량과 체계적인 할인 정책 추진은 소셜커머스 대비 큰 강점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소셜커머스와의 출혈 경쟁이 이마트에 미칠 타격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 가격의 끝 정책에 해당하는 상품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강점을 보여 온 기저귀, 분유 등 일부 품목에 그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가격의 끝 정책의 핵심은 소셜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하기 위함"이라며 "이마트가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우위를 바탕으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판매 비중이 높은 상품에서만 최저가 경쟁을 펼쳐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소셜커머스 3사(쿠팡, 티몬, 위메프)의 영업손실 규모는 8313억원으로, 1년 뒤인 지난해에도 유의미한 감소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위메프는 자본잠식 상태고 쿠팡 역시 2015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4244억원에 불과하다. 유통 대기업 이마트와 치킨게임을 지속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반면 공격적인 마케팅과 물류센터 투자 결과 이마트몰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838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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