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B787-9 첫 공개
동체 절반 탄소섬유 소재 적용
습도 높이고 버튼으로 창문 조절
오는 6월 토론토·LA 등 투입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7일 "유가 등 대외환경이 밝지 않지 않은 상황에서 기름은 덜 먹으면서 더 멀리 가는 신형 항공기를 투입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조원태 사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B787-9 도입 기념식에서 "이번에 도입한 보잉의 최신 항공기 B787-9는 좌석수는 269석으로 중형기에 속하지만 고성능 엔진을 장착해 장거리를 띄울 수 있는 기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올 초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경영전면에 나선 뒤 이날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한진칼 대표와 정석기업 이사, 계열사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효율ㆍ친환경 신형 항공기 B787-9 도입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 유가 상승·환율 불안 등 대외변수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매출액 목표치는 12조원으로 잡았다"면서 "비우호적인 시장, 경제 상황을 감안해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신기재 도입에 따라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데 대해서는 "매출 확대를 통한 현금유입을 늘려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적용…기내환경 개선= B787-900은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전면적으로 도입한 최초의 여객기다. B787-9은 기존 1세대 모델에서 10%대에 불과했던 탄소섬유 소재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려 강성화ㆍ경량화했다.
이를 통해 좌석당 연료 소모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씩 감소했고, 기압, 습도, 소음 등 기내 환경은 대폭 개선됐다.
B787-9의 기내 기압은 해발 약 1800m에 맞춰져 있다. 이는 한라산 정상에 올라와 있는 것 같은 기압 상황으로 기존 항공기 2400m 보다 낮춘 것이다. 이ㆍ착륙 소음 또한 60% 이상 줄이고, 기존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 수준으로 향상됐다.
유사 기종 대비 창문 크기가 78% 가량 커졌고, 창문 덮개를 없애고 버튼 조작만으로도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로 시간과 환경에 따라 기내 색상과 밝기가 조절된다.
엔진을 둘러싼 덮개에 신기술을 적용해 엔진 소음을 대폭 감소시켰고, 터뷸런스 등 갑작스럽게 비행에 영향을 주는 기상상황을 제어해 동체 흔들림을 줄였다.
B787-9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제조 기술력도 녹아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6년부터 B787 항공기 제작ㆍ설계 사업 참여했다. B787-9 날개 끝 곡선 구조물과 후방동체 등 6가지 핵심 부품을 보잉에 납품하고 있다.
◆오는 2019년까지 총 10대 도입= 대한항공은 2019년까지 총 10대의 B787-9를 도입한다.
오는 3월 중순께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토론토, 로스앤젤레스(LA), 마드리드 등 국제선 장거리 노선에 확대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B787-9 1호기는 무선국 인가, 시범비행 등 절차를 거친 뒤 3월 중순께 국내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