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대선 전 개헌의 키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이 이틀째 개헌 관련 워크숍을 열고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차 워크숍을 개최해 개헌에 대한 당론을 정할 것과 개헌을 주제로 한 대선주자 간 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강창일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10여명은 이날 개헌에 대한 당의 입장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회 개헌특위가 30년 만에 재가동 됐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제로 점철된 대한민국 헌정사 70년의 불행을 극복하자고 주창해온 민주당이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책임지는 수권정당 민주당은 권력의 국민배반 행위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할 방도를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하루속히 개헌에 대한 당론을 국민께 보고하고 책임지는 정당의 본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개헌논의를 주도했던 민주당이 어쩌다 개헌에 가장 미온적인 정당이 됐는지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채택된 성명서는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등에 전달됐다.
전날 1차 워크숍에서는 30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이날 워크숍은 참석 인원이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워크숍은 기본권과 경제민주화 등에 대해 다뤄졌는데 어제보다는 참석 인원이 줄었다"면서 "정부 형태 등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성명서에는 개헌에 소극적인 당을 비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논의과정에서 빠졌다.
최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이 대선 전 개헌을 위해 잰걸음을 하면서 정치권은 민주당의 개헌파 의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야 3당이 합의하면 단일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 정족수(150명)는 훌쩍 넘기게 된다. 여야 3당의 의석수는 165석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의원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에서도 40여명의 찬성표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사실상 이들이 개헌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간 회동도 개헌 연대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한편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국회 개헌특위에서 논의됐던 기본권 논의 진행 상황을 소개했다. 정 의원은 검찰 영장 청구 독점 문제, 감사원 독립, 노동권, 지방자치 등에 대한 여야 간 논의 상황을 정리, 발표했다.
정 의원은 "기본권 관련 내용이 구체화 될수록 이견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행정입법 위임이 과다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백재현 의원은 "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한다는 틀로 한다는 것과 자체세를 세목으로 하는 것 등에 넣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지방입법권과 재정 등에 대한 논 말했다.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넘어 비정규직의 고용상 지위가 열악한 점을 고려해 개헌안에 '동일노동 공정임금'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추상적이라도 개헌파 의원들의 협상안이 나왔어야 한다"면서 "당 전체의 입장은 아니더라도 (개헌에 뜻을 같이하는) 30명 또는 50명의 뜻을 모아 공동화 작업에 참여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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