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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홍상수 존경하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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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 주인공 '영희'역 열연…"별처럼 빛나는 환희 선물받아"

김민희,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홍상수 존경하고 사랑" (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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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배우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주인공 '영희'역으로 세계3대 영화제인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여배우가 베를린영화제 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영화 '원초적 본능' 감독 폴 베호벤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홍 감독의 19번째 장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주인공 김민희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우주연상은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 다음 서열인 은곰상의 여러 분야 중 하나다.


김민희는 수상 소감에서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며 홍 감독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그는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영화제에서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다"며 울먹였다.

김민희는 공식경쟁 부문에서 다른 17편 주인공들과 경합했다. 김민희는 이 영화에서 유부남 영화감독과 불륜에 빠졌던 여배우 '영희'를 열연했다. 극중 영희는 독일 함부르크와 강릉에서 지인들을 만나 사랑과 삶에 관해 질문하고 번민한다.


홍 감독과 김민희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불륜 의혹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터라 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불륜설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건 베를린영화제가 처음이다.


두 사람은 수상기념 기자회견에서도 시종일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짙은 검정색 드레스 차림에 홍 감독의 검정색 양복 재킷을 입고 나온 김민희는 회견에서 "아침마다 너무 좋은 글을 받는 것은 여배우로서는 굉장히 기쁘고 신나는 일"이라면서 "감독의 요구를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의 대본에는 항상 재미 있는 유머가 많다"면서 "제가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서툰 점이 있지만, (감독의 의도대로) 맛을 살리려고 노력한다"고도 했다.


홍 감독은 회견을 주재하는 여성 사회자가 자신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이 회견은 그녀의 자리다. 저는 그저 동석하고 있을뿐"이라며 웃어넘겼다.


홍 감독은 오후 9시40분부터 10여분 간 짧게 진행된 회견을 마치고 일어서면서 김민희의 손에 쥐어진 영예의 '은곰상'(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대신 들어주는 자상함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국 영화가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이른바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배출한 것은 이창동 감독의'밀양'의 여주인공인 전도연이 2007년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이후 10년 만이다.


홍 감독은 2008년 '밤과 낮',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이어 3번째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수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로써 홍 감독은2010년 영화 '하하하'로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탄 후 3대 영화제에서 두번째 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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