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러, 민크스협정 지켜라"

(사진=AP연합)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국제 외교 데뷔 무대에서 러시아와의 관계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16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외무장관회의에 앞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을 마치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검토하겠지만,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분야에서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이익과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민스크 협정 합의들을 준수하고 우크라이나에서의 폭력 수위를 낮출 것을 촉구했다"고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러한 요구는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보여온 무조건적인 러시아 친화적인 태도에서 한 발 물러서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도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양국 간 이견을 단시간에 극복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대러 제재 해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대러 제재 해제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미국이 당장 대러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었다. 같은 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동에 이어 왕이 중국외교부장과도 따로 회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애초 틸러슨 장관과의 만남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히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