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초기 일본식 시스템 벗어나 독자적 모델 개발
대학 內 카페테리아 편의점 식품매출 일반매장 比 20배
파우더존 있는 여대 매장은 스타킹 16배 팔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전국 점포 수 3만개 시대를 연 편의점시장에서 '차별화 매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편의점 업태 도입 초기의 일본식 시스템에서 벗어나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성향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 실적 역시 차별화 흐름을 보이는 추세다.
17일 편의점업체 CU에 따르면 대덕대, 영상대 등에 선보인 카페테리아 편의점의 지난해 간편ㆍ즉석식품 매출이 일반 매장 평균 실적 대비 20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커리, 프라이드 등 즉석조리상품 매출은 최대 22배,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의 경우 18배 수준이다. 식품 매출 비중은 전체의 40%에 육박한다. 이곳에서는 즉석 피자부터 하루에 두 번 굽는 45종의 베이커리, 16종의 도넛, 치킨을 비롯한 각종 프라이드를 직접 제조하는 등 공급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태원에서 클러버와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물품보관함 편의점은 주류 매출이 일반 매장의 5배 수준이다. 맥주의 매출이 가장 많고 탄산주, 과일주 순이다. 이 매장은 24시간 이용 가능한 물품 보관함을 비치한 뒤 방문 고객이 15~20% 증가하며 매출 개선에 힘을 실었다.
여대생 고객에게 최적화해 파우더존, 피팅룸, 스터디존을 마련한 동덕여대점은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을 휴게공간으로 꾸민 뒤 방문객이 30%나 늘었다. 이곳에서는 스타킹이 일반 점포 대비 16배나 많이 팔린다. 미용소품은 13배, 가공유는 10배 수준이다.
주차타워 내 편의점(수원)에서는 졸음을 쫓기 위한 커피 음료가 3배, 비타민음료가 5배가량 더 판매된다. 홍대에서 청소년과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노래방 편의점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00명이 넘는 소위 '대박 매장'이다. 일반 매장과 비교해 스낵이나 차 종류는 6배, 라면은 3배까지 매출이 뛴다.
세븐일레븐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도시락카페점 KT강남점과 중국대사관점의 푸드 매출은 일반 매장 대비 2.7배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34.4% 증가하는 등 실적도 오르막길이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세븐카페점(남대문카페점)의 경우 푸드 매출 비중이 13.1%로 일반 점포 대비 2배 이상 높다. 특히 편의점 원두커피 세븐카페는 일평균 판매수량이 전사 평균보다 123% 많았다.
차별화된 점포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세븐일레븐은 최근 일반 점포에도 도시락카페나 세븐카페점의 콘셉트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35~40평 정도의 대형 매장을 꾸리고 별도의 취식 공간을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다른 업체들도 특화 매장을 강화하는 추세다. GS25는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프리미엄 편의점을, 이마트위드미는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 청음장비를 갖춘 '클래식편의점'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은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구비했는가가 핵심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편의점이 생활밀접형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고객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즐기느냐에 중점을 두고 점포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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