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 회담 이후 13일 개장한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일 정상회담이 환율이나 통상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안도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증시 개장과 함께 달러당 114엔대를 기록하며 2주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달러ㆍ엔 환율은 오전 9시 17분 현재 0.24% 상승한 114.11엔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각을 세워온 일본 자동차 기업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자 자동차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 진다. 닛케이225 지수는 오전 한때 1만9500선을 회복하면서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향후 엔화의 약세 흐름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주 안에 내놓겠다'고 예고했던 세제개편안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예산안 내용 등에 따라 달러 가치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엔화의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오는 13~14일로 미 의회 증언에 나서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통화정책에 대한 어떤 발언을 내 놓을지도 관심사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일 정상회담의 시작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확인한 윈-윈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와 유럽의 잇단 선거 등은 일본 경제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내각부가 발표한 일본의 작년 4분기 실질 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4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환산 기준으로는 1.0%를 기록,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일본 경제는 지난 2015년 4분기를 끝으로 마이너스 성장의 막을 내렸다. 일본은 지난해 1~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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