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2 현대百 매출 성장세 둔화로 4분기 영업이익 7.2% 감소
신세계 작년 6대 초대형 백화점 전략 및 롯데 아울렛의 협공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백화점 업계 2위 싸움이 치열하다. 확고부동한 1인자인 롯데백화점에 이어 현대백화점이 2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6대 자이언트 프로젝트'를 완수한 신세계가 맹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총매출액은 1조4716억원으로 전년대비 1.2% 늘었고, 영업이익은 1210억원으로 7.2%나 급감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의 총매출액은 11.5% 증가한 1조287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6.6% 증가했다. 양사의 매출 격차는 지난해 1분기 3149억원에서 2분기 2585억원, 3분기 1741억원까지 좁혀졌다 4분기 184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업계에선 양사간 매출격차가 줄어든 것이 백화점 업계의 신규출점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최근 수년간 신규출점을 통해 몸집불리기에 나섰다. 그 결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 신장세가 둔화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의 경우 신세계백화점의 거센 추격과 롯데백화점의 견제를 동시에 받고 있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업계가 포화상태로 신규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아울렛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도심형 아울렛인 동대문 시티아울렛과 송도아울렛을 새로 문을 열었다. 2015년 김포아울렛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출점시킨데 이어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 기간 신세계는 '자이언트' 전략으로 추격전에 나섰다. 신세계의 경우 아울렛은 별도법인인 신세계사이먼을 통해 운영하는 만큼 기존의 백화점을 증축하고 신규 오픈하는 백화점 역시 초대형 매장으로 꾸며 소비자들의 호기심에 불을 질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 증축과 김해점 신규출점, 스타필드 하남점, 동대구점, 신세계면세점 등 이른바 '6대 자이언트 프로젝트'다.
롯데는 광교점과 경남 진주점, 전남 목포점, 양주점 등 아울렛 4곳을 출점시키며 1위 수성에 나섰다. 그 결과 전국에서 유통공룡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졌고, 롯데 아울렛과 신세계 백화점의 협공으로 현대백화점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 받아들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인 부산 센텀시티점와 김해점, 대구점 등을 출점하며 영남권 '블랙홀'로 부상하며 롯데와 현대백화점 기존점을 위협했다. 현대백화점이 신규 출점한 김포 아울렛의 경우 롯데아울렛의 아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롯데백화점도 경쟁 과열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조5570억원으로 1.1% 역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부가세와 종합부동산세 환급으로 37.7% 증가한 31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백화점업계에 더욱 치열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백화점 3사 모두 신규출점 계획은 1곳에 불과하지만, 지난 수년간 출점한 매장들의 출혈 경쟁이 전국 곳곳에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이 잠정 집계한 지난해 총매출액은 5조3720억원, 신세계백화점은 4조4330억원으로 아직까지 현대백화점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올해 녹록지않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순위 변동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저조한 소비심리와 소비경기 등 부정적인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 전략을 펼쳐왔지만, 올해는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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