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건강실태 조사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가 다른 담임교사들에 비해 우울증 수준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업무부담이 크고 감정노동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비율이 높아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3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와 함께 전국 초·중·고 79개교 교사 1617명을 대상으로 '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건강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울 척도(CES-D) 16점 이상인 유력우울증(Probable depression)에 해당하는 경우가 일반고 3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43.9%, 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27.3%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으로 일반고 1·2학년 담임교사는 27%, 중학교 1·3학년 담임교사는 23.4%가 유력우울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 척도(CES-D) 25점 이상인 확실우울증(Definite depression)에 해당하는 경우도 일반고 3학년 담임교사 16.7%, 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가 15.2%로 다른 학년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업무부담도 중2·고3 교사가 다른 학년 담임 교사에 비해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부서 및 업무처리에선 일반고 3학년 담임교사의 43.5%, 특성화고 3학년 교사의 40.5%가 업무에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학생 진로 및 진학 지도는 일반고 3학년(63.8%), 특성화고 3학년(54.1%), 중학교 2학년(37.1%) 담임교사가 다른 학년에 비해 높은 업무 부담을 보인다고 답했다.
교사로서 수행하는 업무 중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학생생활지도였다. 농촌 특성화고 교사는 71.7%, 도시 특성화고는 58.2%, 도시 초등학교는 55.9%가 학생생활지도에 가장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지도도 두 번째로 부담이 되는 업무였다.
전교조는 "설문 결과 학생과 학부모, 동료, 상사 등으로부터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 등 정신적·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며 "감정노동비율이 높은 다른 직업군과 비교해도 최상위권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교사 직업병으로 알려진 성대결절과 후두염,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은 교사들도 많았다. 여성 교사들의 경우 도시 중학교 교사의 14.7%가 자연 유산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등 여교사의 72.8%, 중고등교 여교사의 74.5%는 학기당 최소 1회 이상 감기와 관계 없는 목쉼 증상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전체 2만7406건의 교권침해 사건 중 학생에 의한 폭언욕설(62.5%), 수업방해(20.8%)의 경우가 80%를 넘고 있으며 그 외에도 폭행 490건(1.8%), 성희롱 사건도 467건(1.7%)이 발생했다"며 "교권보호법을 제정해 교육권을 보호하고 교사들의 건강상태와 작업환경을 살피는 정기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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