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필리핀 경찰관이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 살해한 사건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24일 공식 사과했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 돌이킬 수 없는 인명의 손실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벨라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데 사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 우리의 진실하고 더는 깊을 수 없는 유감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휘책임이 있는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에 대한 처분인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벨라 대변인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델라로사 경찰청장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인 사업가 지 모 씨가 루손 섬 중부 앙헬레스시에서 마약 관련 혐의를 날조한 현지 경찰관들에 의해 자택에서 납치됐다. 지 씨는 마닐라 케손시의 경찰청 본부로 끌려간 뒤 목이 졸려 살해됐지만, 범인들은 이를 숨긴 채 지 씨의 가족들로부터 500만 페소(1억2000여만 원)의 몸값을 뜯어냈다.
필리핀 검찰은 최근 이와 관련해 현직 경찰관 2명 등 7명을 납치와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델라로사 청장은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를 반려했고, 같은 날 치러진 델라로사 청장의 생일잔치에까지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국제부 기자 i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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