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59)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막판까지 최대 경쟁자로 꼽혔다. 그런 그의 자진 사퇴는 신한 내부에서도 '깜짝 소식'이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최종 면접장에 들어가서야 회장후보추천위원들로부터 전해 듣고 해당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신한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발표된 직후 이상경 회추위원장에 따르면 위 사장은 최종 면접 장소에서 준비해 온 프레젠테이션을 모두 마친 뒤 "신한의 발전을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남아서 신한의 발전을 위해 조 행장의 최대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하며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사장의 이 말에는 '국내 1위 금융그룹의 세대교체'를 앞두고 금융계 초미의 관심이 쏠려있던 상황에서 깊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신한지주는 과거 2010년 수뇌부의 권력 분쟁으로 조직 전체가 상처를 입었던 만큼, 이에 대한 '반작용'격으로 지난 수년간 조직의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한동우 회장을 비롯해 신한지주 회추위가 '안정적 승계'를 강조하며 정확히 15일 만에 회추위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이유다.
위 사장은 사퇴 결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회추위 최종 후보 면접에 참석해 '신한의 미래 비전'을 그렸다. 그가 '아름다운 경쟁'을 펼쳐준 덕분에 신한지주가 불필요한 잡음 없이 승계가 자연스럽게 잘 마무리된 셈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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