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일본 자동차 제작사인 도요타 자동차를 향해 멕시코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지을 경우 막대한 관세를 물어야할 것이라며 위협하고 나섰다.
트럼프가 외국 기업의 경영활동에 직접 간섭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과 일본간 통상 마찰을 넘어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도요타 자동차가 멕시코 바자에서 미국 수출용 소형차 코롤라 생산공장을 만든다고 하는데, 절대 안 될 말"이라며 "미국 내에 공장을 만들던지, 아니면 관세를 왕창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015년 4월 약 10억 달러(약 1조1900억 원)를 투자해 멕시코 과나후아토 주(州)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 공장을 통해 2019년부터 연간 2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트럼프의 폭탄 발언에 도요타의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0.5% 하락했다.
트럼프가 외국기업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이 미·일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경세를 부가가치세 같은 간접세로 제한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도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관련해 도요타는 반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도요타의 사장인 아키오 도요타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도요타의 최대 시장이다.
트럼프는 자국 자동차 제작사인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를 상대로도 비슷한 말을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그는 지난 3일 트위터에 "GM 은 멕시코에서 만든 ‘쉐보레 크루즈’를 미국 판매딜러에게 보낼 때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라며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지 않을 거면 세금을 왕창 물어야 한다!"고 적었다.
미국의 자동차업체 포드는 결국 트럼프 당선인에 백기를 들었다. 포드는 16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을 백지화 한다고 밝혔다. 대신 미국 미시간주 플랫록에 7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차 제조를 위한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도 인디애나 공장의 멕시코 이전계획을 포기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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