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대해 글로벌 금융·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지난해에 비해 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1일 국회에 제출한 '2016년 10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경제 여건이 일부 개선되고 취약성도 다소 완화돼 금리인상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제고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0~0.25%에서 0.25~0.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중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실제로 인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일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미국이 12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미국 장기금리에 미칠 충격은 지난해 금리인상 시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졌고 폭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또 글로벌 실물경제가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면서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해 금리 인상 충격에 대응할만한 힘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금융여건도 지난해에 비해 안정적이다. 미 달러화와 신흥시장국의 통화가치는 지난해 큰 폭으로 변동한 후 최근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금도 신흥국에 유입되고 있다. 또 중국을 비롯한 일부 취약 신흥시장국이 대내외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완화됐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일부 취약요인이 잠재해 있어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며 "시장의 기대 변화, 글로벌 가격변수 움직임 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취약요인으로 △유로지역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 △신흥시장국 민간신용비율의 빠른 증가세 △중국의 위안화 절하 및 외국인투자자금 유출 등을 꼽았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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