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사이 기준금리 3.25%→1.25% …KTB 9%→12%, 리딩 9%→10%로 인상
15개 증권사는 4년 동안 대출금리 '요지부동'
이베스트, 한양, 골든브릿지, 메리츠, 유진증권 등은 10% 이상 적용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증권사의 신용 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KTB, 리딩투자증권은 인하 추세인 기준금리와는 반대로 대출 이자를 올리는 ‘금리 역주행’을 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새누리당 김종석 의원실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 KB증권 등 15개 증권사는 2012년 7월 이후 4년 넘는 기간 동안 대출 금리를 한 차례도 내리지 않았다.
기준금리는 2012년 6월 3.25%에서 현재 1.25%로 2%포인트 내려갔다.
금리를 내리지 않은 증권사 중 5개 증권사는 저축은행 수준인 두 자릿수 신용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기간이 61~90일인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보면 이베스트증권이 11.5%로 가장 높고 한양증권(11.0%), 골든브릿지, 메리츠, 유진증권(이상 10.0%) 등이 10% 이상을 받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대출기간 61~90일)는 2012년 9월 9.0%에서 9월말 현재 12.0%로 올라갔다.
기준금리가 2%포인트 떨어졌지만 대출 금리가 3%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KTB투자증권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다. 리딩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9.0%에서 10.0%로 올렸다.
이 기간 금리를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교보증권이다.
2012년 6월 9.0%였던 신용거래융자 금리(대출기간 61~90일)는 현재 5.5%로 3.5%포인트 인하됐다. 교보증권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증권사 중에서 가장 낮다.
2012년 6월 9.0%로 같았던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의 현재 금리차이는 6.5%포인트로 벌어졌다.
1000만원을 90일 동안 교보증권에서 빌릴 경우 이자는 13만5616만원이지만, 같은 조건으로 KTB투자증권에서 빌릴 때는 29만5890원의 이자가 붙는다.
증권사들이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으면서 고객이 맡긴 돈에 붙는 이자는 기준금리 보다 더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평균 금리는 2012년 6월 3.24%에서 올해 8월 1.16%로 내려갔다.
기준금리가 2%포인트 내려가는 동안 CMA평균 금리는 2.08%포인트 인하됐다.
김종석 의원은 “소비자가 은행권 예대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권사의 이자율에 둔감하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면서 “기준금리에 따라 고객에게 주는 이자를 내렸으면 고객으로부터 받는 신용거래융자 이자 역시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4년 동안 신용대출 금리 안 내린 증권사>
IBK, KB, LIG, SK, 골든브릿지, 메리츠, 부국, 신한금융투자, 유진, 유화, 이베스트, 토러스, 하나금융투자, 한양, 흥국증권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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