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이번 한미약품 사태로 증권가에서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임상실패나 기술수출 반환 리스크를 좀 더 현실적으로 반영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4일 현대증권이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기존 122만원에서 71만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하는 등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동부증권, SK증권, KTB증권, HMC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일제히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HM61713(올무티닙) 계약 반환 통보를 받은데다 올무티닙 임상 과정에서 중증 부작용으로 인한 환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약 개발 기대감에 대한 키 낮추기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또 다른 신약 HM95573과 관련해 미국 제넨텍과 1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데 기대감을 드러내며 목표주가를 100만원 전후로 상향 조정했던 지난달 30일 상황과 대조적이다.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기존 10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경우, 계약 반환으로 기존에 계약된 신약 가치 재평가가 이뤄졌다"며 "현금흐름할인모형(DCF)을 통한 파이프라인 순현재가치 평가에서 임상 단계별 성공 확률 및 시장 점유율을 보수적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계약 반환은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 중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신약 개발 성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될 경우 계약 종료와 같은 악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조언했다.
HMC투자증권도 기술수출 리스크를 반영해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에서 63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강양구 연구원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 반환된 파이프라인 가치 제외와 신약개발 리스크를 고려한 임상 단계별 성공확률을 낮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84만원에서 79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신약개발 중 임상 중단은 피할 수 없는 이벤트 중 하나이고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성장통이지만, 투자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공시시점과 연구개발(R&D)에 대한 분위기 약화로 인해 당분간 주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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