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케없손왕'이다.
해리 케인(23)이 부상으로 빠졌다. 토트넘 핫스퍼는 걱정이 될 만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손흥민(24)이 있었다.
미들즈브러와의 경기는 정말 '케인 없을 때 손흥민이 왕'이라는 구절을 붙여도 손색이 없었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한 미들즈브러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전반 7분 왼발로 선제골을 뽑더니 전반 23분에는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모두 드리블과 과감한 슈팅이 만든 작품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케인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포지션은 달랐지만 케인의 득점력을 동료들과 나눠 맡아야 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케인 중심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그 중심이 없어진 상황에서 기댈 구석이 필요했다. 최근 분위기가 좋아 손흥민에 대한 토트넘의 기대도 커 보였다.
손흥민을 빛나게 한 것은 먼저 연계였다. 최전방 공격수 빈센트 얀센은 케인과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손흥민과 패스를 잘 주고 받았다. 케인은 직접 골을 노리는 경우가 많지만 얀센은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2선 공격수들과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손흥민과도 그랬다.
전반 7분 선제골은 얀센이 손흥민을 도왔다. 손흥민은 얀센에게 패스를 주고 다시 얀센이 수비수들 등지고 밀면서 내준 것을 받아서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슈팅해 골을 넣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 등은 손흥민과 지난 시즌부터 발을 맞췄다. 자주 패스를 하고 세부 전술을 함께 만들어갔다. 이들의 호흡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하나는 자신감이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리면 슈팅, 돌파했다. 손흥민은 슈팅 감이 워낙에 좋았다. 그가 차는 슈팅은 웬만하면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이 됐다. 돌파와 크로스도 자신감이 보였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수비수 두 명을 제치려다 마지막 순간 아쉽게 뺏겼다. 전반 35분에는 왼쪽을 파고들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맹활약했다. 상대적으로 미들즈브러가 공격적으로 올라오면서 기회는 적었다. 손흥민은 공격 이외에도 코너킥 키커로도 활약했다. 좋은 지점으로 떨어지는 코너킥으로 자신 만의 세트피스 킥의 특징을 살렸다.
손흥민은 지난 여름 이적설을 뒤로 하고 팀에 잔류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지금 토트넘에서 가장 발끝이 뜨거운 선수는 손흥민임에 틀림 없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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