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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보러 가도 되나"…고공행진 채솟값 급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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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가뭄 여파로 폭등하던 가격, 차츰 안정화
김밥 속 재료서 빠졌던 시금치 가격, 전월비 70%↓

"이제 장보러 가도 되나"…고공행진 채솟값 급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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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김밥집 김 모 사장은 한달 전부터 김밥 속재료에서 뺐던 시금치를 이번 주부터 다시 넣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어묵, 단무지 등으로만 속을 채워 손님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 씨는 "시금치, 오이 가격이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통에 재료비 감당이 안돼서 다른 부재료로 대체했었다"며 "그나마 채솟값이 내려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의 여파로 고공행진을 기록하던 채소 가격이 한 풀 꺾였다. 특히 폭염, 폭우에 치명타를 입어 가격 급등폭이 가장 컸던 엽채소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기온이 하락하면서 생육환경이 호전돼 출하량이 증가했고, 명절 소비수요가 지나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 4kg 도매가는 20일 기준 2만400원에 거래됐다. 이는 폭염이 극심했던 한 달 전 가격보다 69.3%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매주 오름세를 형성하던 가격이 이번 주부터 내림세로 전환한 것이다. 소매가격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시금치 1kg은 한 달 전 가격 보다 21.3% 떨어진 1만1137원을 기록했다.

시금치는 무더위가 지나가면서 산지 출하량이 증가해 값이 하락했다. 최근 기온이 하락하면서 생육여건이 호전돼 상품성이 양호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aT는 향후 생산량이 점차 증가하고 시장 내 공급량도 늘어나 가격 하락폭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엽채소인 상추 가격도 크게 내렸다. 같은 날 기준 적상추 4kg 도매가격은 2만7200원으로 지난달 거래가격(3만6050원)보다 최대 1만원 가량 싸졌다. 청상추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거래된 청상추(4kg) 도매가격은 2만2200원으로, 한 달 전 거래가격보다 29.3% 하락한 모습이다.


과채 가격도 내렸다. 가시계통 오이(10kg) 도매가는 한 달 전보다 20% 떨어진 2만2000원으로 형성됐다. 다다기계통과 취청오이도 하락세다. 다다기계통 오이(10kg)는 2만4667원, 취청오이(10kg)는 2만6667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월비 거래가격에서 각각 37.7%, 24.3% 내려간 수준이다.


채솟값이 상승한 이유로는 올해 7~8월 있었던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작황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생육 환경이 악화되면서 예년 수준의 수확량을 달성하지 못한 것. 특히 폭우에 잎이 젖은 상추, 배추, 시금치 등 엽채소가 폭염에 곧장 노출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농가들은 시들고 말라버린 엽채소 중에서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골라내는 게 일이었다.


서대문에 사는 주부 최 모씨는 "그동안 채솟값이 너무 올라 꼭 필요한 만큼의 양만 조금씩 샀었다"며 "조금 안정세가 되는 것 같아 장보는 부담이 훨씬 덜 해졌다"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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