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췌장암으로 선종~150만 광주시민 신부님 영원히 기억 할 것"
" 빈소 광주 임동성당 지하강당, 23일 담양 천주교공원묘원 안장 예정"
"장의위원회, 고인 유지 받들어 조화 대신 쌀 화환 받아 농민과 생활 어려운 시민 돕는다"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광주 시민사회 대표적 원로 인사인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철현(세례명 비오·향년 78세) 신부가 21일 오전 3시경에 췌장암으로 선종(善終)했다.
조 신부는 1938년 4월 1일 광주 광산구에서 태어나 1969년 12월 16일 사제 서품을 받았다.
전남 나주·진도, 광주 계림동 등 성당의 주임신부, 광주전남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의장, 5·18 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조선대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시민수습위원으로 참여해 부조리에 맞서다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고인은 1989년 열린 5·18진상규명 국회 청문회에서 "신부인 나조차도 손에 총이 있으면 쏘고 싶었다"며 신군부의 잔학한 학살행위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2006년 8월 31일 38년간의 사목 생활을 퇴직하고 나서도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 이사장,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으며 통일과 민족화합, 사회복지운동에 주력했다.
2008년 1월 16일에는 국내에서 28번째로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고인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서울 대형병원에서 치료받다가 건강이 호전되지 않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퇴원해 광주로 돌아왔다.
빈소는 광주시 북구 임동성당 지하강당에 마련됐다. 고인은 23일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장의위원회는 평소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조화 대신 쌀 화환을 받아 농민과 생활이 어려운 시민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조비오 몬시뇰 신부 선종소식을 듣고 페이스북을 통해 "죽음의 행진으로 광주시민을 지켜주고, 병들고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에 헌신하셨던 신부님"이라면서 "150만 광주시민은 신부님을 영원히 기억 할 것이다"고 명복을 빌었다.
노해섭 기자 noga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