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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빨간 빛'으로 암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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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빛으로 암치료하는 원리 규명

[과학을 읽다]'빨간 빛'으로 암치료한다? ▲빛에 반응하는 이리듐 복합체를 이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메커니즘.[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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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빨간 '빛'을 이용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연구팀이 수술 대신 빛으로 암을 치료하는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빛에 반응한 물질이 활성산소를 만들어 암세포에 미치는 세부적인 과정과 파장 색깔에 따른 치료 효과도 분석했습니다. 빛을 이용한 다양한 질병 치료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니스트(UNIST, 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권태혁·임미희·이현우 교수 공동 연구팀이 광감각제(Photo-sensitizer)와 빛을 이용해 암 조직만 골라 파괴하는 광역동 치료(Photodynamic therapy, PDT)에 효과적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이리듐(iridium)을 기반으로 만든 이 물질은 빨간 빛을 활용하는 물질일수록 암세포를 잘 죽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광역동 치료에 적합한 분자 설계뿐 아니라 구체적 작용원리, 실제 암세포에 적용한 실험 결과까지 총망라됐습니다. 광감각제는 빛을 받아 활성화되면서 주변의 산소를 활성산소로 만듭니다. 활성산소는 암세포 등을 공격해 죽입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한 치료를 광역동 치료라 하는데 지금까지 구체적 작용원리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광감각제는 외부에서 빛(에너지)을 받으면 들뜨는 상태가 됩니다. 이 물질은 다시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려고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 때 주변 산소가 에너지를 받아 활성산소로 변합니다. 에너지를 받아들인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좋아 암세포 등을 공격해 파괴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산소를 활성산소로 잘 만드는 물질인 '이리듐'을 기반으로 몇 가지 광감각제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나 녹색 빛보다 파장이 긴 빨간색 빛을 활용하는 물질일수록 활성산소를 더 잘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권태혁 교수는 "세부적인 원리를 몰랐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광감각제를 설계하기도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활성산소를 잘 만들어내는 분자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광역동 치료 전반에서 벌어지는 작용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저널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JACS) 9월호(논문명: Endoplasmic Reticulum-Localized Ir(III) Complexes as Efficient Photodynamic Therapy Agents via Protein Modifications)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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