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1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떨어진 후 2개월째 동결하게 됐다.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가계부채의 폭증세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73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이는 2010∼2014년의 7월 평균 증가액인 2조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은행의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새 5조8000억원이나 불었다. 월간 증가액으론 올 최대치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의 생산성 지표 하락 등으로 예상 시기가 9월 이후로 늦춰질 수 있지만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를 1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이번엔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많다. 조선ㆍ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격으로 경기부양 필요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원화 강세로 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는 요인이다. 금통위 내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에 힘을 싣는다. 앞서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구조조정 이슈가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과 물가, 경제성장률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10월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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