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중국 TV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TV 업체들이 미국, 유럽 등에 눈을 돌리며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중국 TV 시장(판매량 기준) 성장세는 올해 27.3%에서 내년 26.9%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다. 중국 경제 성장둔화에 맞춰 TV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국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상반기 6.7%였던 중국 경제 성장률이 3분기에는 6.6%, 4분기에는 6.5%를 기록하며 올해를 기점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중국은 침체기에 들어선 TV시장에서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시장이었다. 지난 2014년 23%, 2015년 26%, 올해는 27.3%로 매년 성장했다. 성장세 뿐 아니라 시장 규모로도 지난해 기준 북미(19%), 유럽(17.9%), 아시아(13.7%), 라틴아메리카(12.8%), 중동(12.8%) 보다 크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규모 축소로 그동안 내수에 의존해왔던 하이센스, TCL등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TV 제조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급성장해 막대한 자본력으로 글로벌 가전 업체들을 인수합병(M&A) 하며 덩치와 기술력을 배가시켰다. 하이센스는 샤프의 멕시코 공장을, TCL은 산요의 멕시코 TV 공장을 사들였다. 하이얼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을 인수했다.
TCL,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는 삼성과 LG가 주력하는 퀀텀닷과 올레드 TV 시장 진출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하는 동급 모델의 절반 수준인 160만원 정도의 가격의 4K급 고화질 TV 65인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같은 크기대의 초고화질(UHD) TV일 경우 중국산 제품이 절반 이하의 가격에 판매된다. 대형 TV까지 중저가 가격에 내놓으며 세를 키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TV 업체들의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초저가 TV로 미국, 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나섰지만 삼성전자, LG전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두 회사 모두 프리미엄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상황은 벌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TV 업체들의 기술력이 급성장했지만 아직 화질면에서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SUHD TV,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활용한 올레드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중국 TV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TV는 통상 가격이 2000달러 이상 제품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지면 다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중국보다 미국, 유럽 지역에 보다 집중해왔고 이미 프리미엄 시장을 40% 가량 선점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2000달러 이상 TV 시장은 삼성전자가 43.1%, LG전자가 30.7%를 차지했다. 이어 소니(14.9%), 샤프(3.5%) 등의 일본이 2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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