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닛산·토요타, 영국 내 생산공장 운영 전면 재검토 시사
에어버스 英 공장 프랑스로 이전 검토중
中 영국 고속철 사업 차질 우려, 日 기업 엔高 직격탄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각국 기업의 대책 마련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26일 KOTRA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 이후 미국, 일본, 중국, 유럽 주요 기업은 저마다 경영전략회의에 돌입하거나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영국과 유럽에서의 영업전략 수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포드, 닛산, 토요타 등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영국에 1만4000명 규모의 대규모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포드는 지난 24일 오전 파운드화 가치 하락, 수요 감소에 대비해 안정적 수익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총 매출 중 영국의 비율이 18.8%에 달한다. 닛산과 토요타는 영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70~80%를 여타 EU 지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새로이 붙게 되는 수입관세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EU 내 거점전략 등을 전면 재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5년 시진핑 주석의 영국 방문 이후 추진돼 오던 영국 고속철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파운드 가치 하락, 경기 침체 등으로 원활한 자금과 설비 수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 공사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3년부터 영국 내 부동산에 투자를 확대하던 완다그룹 등은 파운드 평가 절하와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은 갑작스러운 엔고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24일 장중 한때 1달러 당 99엔까지 치솟으며 아베 총리가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할 정도였으며 한 컨설팅 회사는 이번 엔화 가치 절상은 리먼 사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영국에 완성차를 수출하는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향후 영국이 EU와는 다른 독자적 수입관세를 적용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것을 걱정하는 동시에 영국 내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일본 메이커들과의 경쟁에도 크게 불리해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웨일즈에 있는 생산공장을 프랑스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으며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옮겼던 피아트 등 이탈리아 기업도 다시 본사를 EU 역내로 재이전하는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영국에 진출해 있는 100여개 우리기업들은 브렉시트 충격 속에서도 큰 동요 없이 장단기 영향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KOTRA 런던무역관에 따르면, 현지 우리기업들은 파운드화 가치하락에 가장 민감해 하고 있으나 영국이 EU를 완전 탈퇴하기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영국 내 비즈니스 지속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현지 영업전략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현재 보이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우리 기업은 차분하지만 신속하게 위기대응에 나섬과 동시에 시장여건 및 환율변동에 따른 틈새수요를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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