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생존 전략 강화, 향후 재매각 우려 완전히 사라져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그룹이 제일기획과 관련해 논의하던 매각 또는 제3자와의 협력을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당분간 매각 계획을 보류한 채 새로운 매각 또는 협력사를 찾아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과는 달리 그룹에서 계속 품고 가기로 한 것이다. 대신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는 등 독자 생존 전략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제일기획의 매각 또는 외부 협력 방안을 전면 철회한 후속 조치로 제일기획의 독자 생존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진단과 외부 컨설팅에 착수할 계획이다.
제일기획이 계열사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프랑스 광고 업체와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삼성그룹은 (제일기획의) 매각 또는 제3자와의 협력 등에 대한 모든 논의를 철회하고 경영진단에 나섰다"며 "제일기획이 그룹의 한 축으로서 독자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제일기획은 자율공시를 통해 "주요주주와 글로벌 에이전시와의 협력 방안 논의는 결렬됐고 제3자와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매각을 철회하겠다는 입장 발표였지만 관련 업계에선 삼성그룹이 당분간 제일기획을 보유한 뒤 퍼블리시스에 준하는 매각처가 확보되는 시점에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제일기획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만큼 결국은 팔지 않겠냐는 시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최종적으로 제일기획을 계열사로 남기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재매각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사라졌다.
제일기획은 현재 경영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7월 중 외부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외부컨설팅도 받는다. 오는 8월까지 진행되는 경영진단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계열사 의존도를 벗어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글로벌 톱 광고 에이전시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이 골자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글로벌 광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매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72%에서 올해 1분기 76%까지 늘었다. 내부 계열사 매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제일기획 매출의 계열사 비중은 65%였다. 올해 1분기는 63%로 줄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계열사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비계열사 광고주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계열사 의존도를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이 계열사, 특히 삼성전자의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된 만큼 제일기획의 경영진단서도 독자생존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직접 생존방안을 찾아 나선 만큼 향후 재매각과 관련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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