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불구, 미국 출장 일정 마치고 일본行
세번째 표대결 통해 경영권 안정화 나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 출장을 마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일본에 도착했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도 불구하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한 경영권 안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 이후 현지에서 하루 동안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16일 오후 2시 30분께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신 회장은 도착 직후 곧바로 일본 도쿄에 있는 롯데홀딩스 본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점, 최소 1주일 전에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일정을 통보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주총은 오는 24∼26일께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0%) 등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구성을 보면 일본 L투자회사 12곳(지분율 72.65%)과 일본 롯데홀딩스(19.07%) 등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여러개의 L투자회사는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이거나 자회사 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LSI)가 세운 회사다.
이번 주총에 상정된 주요 안건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다. 쓰쿠다 사장은 과장급 이상 직원들로 구성된 일본 종업원지주회를 사실상 장악, 그들의 지지 방향을 결정할 인물로 꼽힌다. 쓰쿠다 사장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27.8%)와 임원지주회(6.0%)의 지분을 합하면 광윤사 지분을 뛰어넘을 수 있다.
신 회장 역시 입국 직후 쓰쿠다 사장과 만나 현지 지지세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경영권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 전 부회장 역시 지난 12일 입국 후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초 1인당 '25억원'이라는 회유책으로도 일본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등 내부 입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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