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회사 내 다른 부서의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가 숨진 경우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진만 부장판사)는 회식 뒤 맨홀에 빠져 숨진 A씨의 유족이 "업무상 재해임을 인정하고 유족급여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2월 회사 내 다른 업무부서의 송년회에 참석해 평소 주량보다 많은 소주 2병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하수구 맨홀에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부검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15%로 만취 상태였다.
A씨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타 부서 회식에 자발적으로 참석했으니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씨 유족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회식을 함께 한 부서가 A씨 소속 부서와 업무상 긴밀하게 협조하는 관계였다는 점, 회식 비용이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A씨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회식은 회사의 전반적인 지배ㆍ관리 하에서 이뤄졌고 과음으로 정상적인 거동능력과 판단력을 잃어 사고를 당했다"면서 "업무상 재해가 맞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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