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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에 떠난 고국 품으로…中 생존 위안부 '아픈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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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숙 할머니, 낙상사고로 건강 악화 … 국내 이송

17살에 떠난 고국 품으로…中 생존 위안부 '아픈 귀향' ▲하상숙 할머니(출처=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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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하상숙(여·89) 할머니가 치료를 위해 10일 오후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계단에서 넘어져 폐가 갈비뼈에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하 할머니는 평소 고혈압, 뇌경색, 천식 등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낙상사고로 폐와 신장 기능까지 약해졌다. 할머니는 중국 국적자가 아니어서 중국 내 의료시설을 이용할 때 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고 병색이 악화되면서 하루 150만~18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여성가족부는 의료진을 보내 할머니 건강 상태를 우선 확인한 뒤 국내 이송을 결정했다. 이날 하 할머니는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 있는 퉁지(同濟)병원에서 구급차로 우한공항으로 이동, 대한항공 KE881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한항공은 평소 이 노선에 투입하던 여객기를 소형 B737에서 중형인 A330으로 교체했다. 또 기내에 환자용 침대가 들어갈 자리 마련을 위해 좌석 6개를 뜯어냈다. 인천공항에서 할머니는 일반 승객이 다 빠져나간 뒤 리프트를 통해 지상으로 옮겨졌다. 할머니는 중국에서 서울 중앙대병원 중환자실로 오기까지 6시간여 내내 침대에 누워 있었으며 중앙대병원 의료진 4명과 여가부 담당자 2명이 함께 했다. 중국에 있는 가족 중에선 셋째 딸과 손녀가 동행했다.


하 할머니는 17살이던 1944년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중국 지역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뒤 광복 이후에도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중국인과 결혼 후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오다 일흔살이 넘은 1999년에야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에서 잠시 거주하다 다시 가족이 있는 중국으로 돌아갔다.

향후 치료는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등이 맡는다. 박 교수는 "병세가 깊어 치료가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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