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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인공지능이 인간에 대한 테러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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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인공지능이 인간에 대한 테러를 한다면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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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알파고에 패배한 것은 인류에 큰 충격과 두려움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은 금방이라도 인공지능이 자신의 직업을 빼앗아 갈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또 어떤 이들은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를 떠올리며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미래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이긴 것은 그리 놀라운 사건은 아니다. 만일 이번에 이세돌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알파고가 인간을 이기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왜냐고? 0과 1의 디지털 조합으로 구성되는 세계에서 인간은 프로그램에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둑은 정해진 규칙하에서 움직이는 세계다. 바둑돌은 두 선이 만나는 지점에 놓여야 한다. 따라서 모호함이 배제된 세계에서 인공지능은 반복적인 행위(나는 학습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나간다.

사실 바둑 이전에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이 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그것이고, 스마트폰의 글자 자동 수정이 그것이다. 자동차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용접 로봇도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화된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지금 가전매장에서 인기가 있는 청소 로봇 역시 인공지능의 범주에 들어간다.


사실 인공지능의 아이큐를 따져야 한다면 알파고보다 청소로봇이 더 영리해야 할지도 모른다. 알파고는 이분법적인 디지털 세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청소로봇은 모호함을 해석해서 행동을 한다 안한다의 이분법적 행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방바닥에 종이가 구겨져 떨어져 있다고 할 때 청소로봇은 이 종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 종이가 중요한 서류지만 집 주인이 착각해 무심결에 버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쓰레기일 수도 있다. 여기서 청소로봇은 종이의 구겨진 정도나 찢겨진 정도, 주인의 행동 패턴을 반복적으로 관찰해 쓰레기와 서류를 구별할 것이다. 때로 청소로봇은 글자를 해독해 쓰레기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다.

굳이 청소로봇의 이야기를 한 것은 우리가 새삼스럽게 알파고에 놀랄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오히려 이번 대국을 통해 구글이 인공지능 시장의 리더로 자신을 각인시켰을 뿐 아니라 주가 상승으로 기업 가치가 무려 58조원이나 증가했다는 사실이 더 재미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과거 18세기의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기계에 의한 상품의 대량 저가 생산이 수공업적 숙련공을 압박해 임금 인하와 실업을 초래한다고 생각한 영국 노동자들이 분노해 닥치는 대로 기계를 파괴한 것이 러다이트 운동이다. 하지만 지금의 노동자들은 공장 내 용접 로봇을 파괴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봇을 제거하고 노동자에게 용접을 하라면 분노하지 않을까.


지난 22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4명이 숨지고 230여 명이 다쳤다고 한다. 벨기에 경찰은 IS에 의한 자살테러 공격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을 살해하는 비극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데에 인공지능의 고민이 있다.


이미 그것은 일부 현실화되어 있기도 하다. 미군의 무인기를 이용한 테러 용의자 공격이 아프간이나 이라크에서 일상화되고 있다. 지금은 공격 목표를 무인기에 입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얼굴이나 신체적 특성을 입력해서 용의자가 발견되면 바로 공격하는 '인공지능 솔저'가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맞서 테러리스트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을 사용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를 공격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드론의 결합은 이런 테러를 너무도 간단하게 만들고 있다.


이세돌은 처절하게, 그리고 인간스럽게 기계와 싸워 1승을 거두었다. 향후 인공지능은 더욱 깊이 그리고 더욱 많은 분야에 진입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기계와 다른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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