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우리에프아이에스가 최근 공고한 'K뱅크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체 선정' 내용을 보면 사업기간을 개발착수일로부터 10개월로 잡고 있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IT 아웃소싱 서비스 업체로 K뱅크 출자사인 우리은행의 자회사다.
입찰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은행업이라는 특성상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은 가장 핵심 과제다. 시스템 구축 후에도 최종 테스트와 금융당국의 심사, 영업 준비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오는 3분기 중에 인터넷전문은행을 본인가해서 연내 출범시키겠다는 금융당국의 당초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K뱅크 관계자는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시스템 구축 사업자 중 하나이며 총괄은 K뱅크에서 한다"며 "연내 출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LG CNS와 SK C&C 중 한 곳을 이달 내에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한다. K뱅크에 비해서는 시스템 개발 기간을 짧게 잡아 오는 11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본인가 심사 기간은 1개월이지만 현장 조사와 추가적인 자료 제출 기간 등은 별개로 한다. 최소 1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이므로 역시 연내 영업 개시는 어렵다.
금융당국은 2~4개월이 걸리는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 전산망 연계 시범테스트를 본인가에 앞서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최종적인 전산 시스템이 마련된 이후에 추가적인 테스트 기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뿐 아니라 금융당국은 본인가 통과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해야 하는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잡고 있다. 본격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상품 홍보 등 막바지 준비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가급적 빨리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1호'라는 타이틀보다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가장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예비인가 때 "이르면 2016년 상반기에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이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해도 1년 이상이 걸리는데 새로 은행을 만들면서 8~10개월에 시스템을 만든다는 건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라면서 "각종 약관과 규정, 업무 지침 등을 마련하는 일도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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