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근 민간위탁서 시 산하 120서비스 재단으로 전환하기로 방침 정해...상담원 권한-정보 제한으로 원스톱 서비스 제대로 구현 안 돼...재단 전환 장점 많다 판단...74억원 출연해 내년 1월부터 재단 출범하기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가 '120다산콜센터' 대신 '120서비스재단'을 만들고 상담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시는 1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120서비스재단(가칭) 설립 타당성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말 박원순 시장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가칭 '서비스재단' 설립 후 직영화 ▲무기 계약직(공무직) 전환 등 대안을 놓고 연구 용역을 진행해 왔는데, 재단 설립 쪽으로 방침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민간위탁 방식의 한계를 확인했다. 우선 상담원들이 민간기업 근로자 신분이라 정보 접근이 제한적이고 민원 처리 권한이 없어 민원인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접수된 시ㆍ구정 상담 민원 46만8443건 중 1차 전화에서 해결되지 않은 비율이 17.3%에 이른다. 다른 공공부문 상담 전화들은 10% 안팎에 그친다. 상담 인력의 잦은 교체로 인한 전문성 부재도 문제로 꼽힌다.
예컨대 교통분야 불법주정차 과태료 납부 문의 상담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상담원들은 공무원이 아니어서 기본적인 정보 확인 외에 추가 전산조회가 불가능해 담당 부서에게 민원인의 연락처를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지방세 체납 문의도 상담사들은 최근 6개월 이내 과세 내역 조회만 할 수 있어 원활한 상담이 어려웠다. 보건의료 분야도 골밀도검사ㆍ유축기 대여 등을 예약할 때 보건소 직원만 대응이 가능해 상담사들은 업무 처리가 불가능하다.
시민들도 이런 부분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용역보고서에 실린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시민들은 120다산콜센터 이용시 불편 사항으로 '재차 전화해야 한다'(30.6%)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전화 연결이 잘 안된다(29.3%), 전화를 돌린다(24.6%), 상담원이 업무지식이 부족한 것 같다(13.6%), 불친절하다(1.8%) 등의 순이었다.
시가 조례를 만들고 재원을 출연해 재단을 만들 경우 행정권한을 위임 또는 위탁 받을 수 있다. 상담원들이 공무원과 유사한 정보 접근과 민원 업무 처리 권한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용역 보고서는 또 재단 설립이 업무의 성격으로 볼 때 공공성이 충분한 데다 비용 편익 분석(BC) 결과 사업 수지도 적정하며,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주민 복리 증진 효과도 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는 이에 따라 74억원 가량을 출원해 이르면 내년 1월 중 재단을 출범하기로 하고 재단설립심의위원회 심사, 행정자치부와의 협의, 조례 제정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시는 또 현재 2개 민간위탁업체에 고용돼 있는 410여명의 상담원들을 재단 소속 정규직으로 채용해 그동안 논란이 된 고용 및 처우 불안 문제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재단 설립으로 방침이 정해졌으며, 2년마다 위탁업체가 교체되면서 고용불안을 느꼈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될 경우 내년 1월부터는 재단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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