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차기 미국대통령의 등장?"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랄 블루몬스터TPC(파72ㆍ7543야드)에서 2라운드가 이어진 캐딜락챔피언십(총상금 950만 달러)의 장외화제다. 이 골프장의 주인이 바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다. 실제 지난해 더스틴 존슨(미국) 우승 당시 시상식에 나타나 직접 우승컵을 수여했다.
2012년 도랄골프리조트&스파를 인수해 이름을 트럼프내셔널도랄 마이애미로 바꿨다. 1962년부터 2006년까지 도랄챔피언십, 2007년부터 캐딜락챔피언십이 펼쳐지고 있는 무대다. 일단 트럼프가 매년 시상식에서 우승자와 사진을 찍고 일장 연설을 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트럼프 턴베리링크스에서 열린 '최고(最古)의 메이저' 디오픈 때는 헬리콥터를 타고 골프장에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등 골프 관련 단체들이 트럼프를 배척한다는 점이다.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멕시코인은 다 살인범이고 강간범이다", "이슬람교도의 미국 입국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 등 '막말 논란'이 출발점이다. PGA투어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투어를 운영하고 있고, 이슬람교도가 압도적인 중동 역시 차세대 투어 시장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의 막말이 "PGA투어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야기다. 설전은 이미 시작됐다. PGA투어는 "골프가 추구하는 관용 정신에 배치된다"며 트럼프의 발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고, "캐딜락챔피언십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주에는 내 골프장보다 더 좋은 코스가 없다"고 큰 소리를 쳤다.
캐머런 모핏 골프닷컴 칼럼니스트는 "이 대회는 전 세계 골프팬이 시청한다"며 "만약 멕시코인이나 이슬람교도가 트럼프의 설치는 모습을 본다면 PGA투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라며 우려를 곁들였다. 우승자의 반응도 관심사다. 대다수 선수들은 "정치와는 선을 긋고 싶다"며 트럼프에 대한 언급을 껄끄러워 하고 있다. 최종 4라운드가 열리는 오는 7일 트럼프의 등장 여부가 빅뉴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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