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1일 창립일 맞아 초일류 항공사 도약 박차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창립 47돌을 맞아 '매출 12조원'을 다시 조준했다. 2012년 12조3418억원을 기록한 이후 11조원대로 내려앉은지 4년 만이다.
2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오는 3월1일 47주년 창립일을 맞아 다음달 2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창립기념 행사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회장은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9년 초일류 항공사로의 도약을 위한 비전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은 앞서 26~27일 국내외 임원 14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6년 임원 세미나에서 "구태의연한 사고를 버리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무사안일주의는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이라면서 "같은 위기에 직면한다 하더라도 얼마만큼 준비돼 있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조 회장의 이같은 주문은 2019년 초일류 항공사를 겨냥한 것이자 올해 매출 12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매출은 2011년 12조2457억원에서 2012년 12조3418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뒤 2013년 11조8487억원, 2014년 11조9097억원, 2015년11조5448억원을 기록하며 1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여객 부문에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에 따른 경쟁 심화와 화물운송 부진 등으로 최근 3년간 매출 정체의 틀을 깨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은 공격적인 경영과 혁신적인 전략으로 12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항공기 100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또 A380과 B747-8i 등 초대형 항공기 도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ㆍ뉴욕ㆍ런던 등 미주ㆍ유럽 지역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주국방을 위해 1976년 진출한 항공우주사업 부문은 매출 기여도가 1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무인기 개발에 주력하고, 2017년 오픈 예정인 미국 LA 윌셔그랜드 호텔을 통해 미주 지역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969년 3월1일 박정희 대통령의 요청으로 수익 악화로 고전하는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창립했다. 당시 27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국영 항공사가 47년이 지난 지금 매출액 12조원을 바라보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화물운송에서는 세계 3위 항공사로 거듭났다. 호주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82억6600만톤킬로미터(FTK, 항공편당 수송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값의 합)의 화물을 수송해 에미레이트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에 이어 국제 항공화물 수송 실적 3위를 기록했다.
조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임금협상에서 불거진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 해결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졸업 등이다.
한진그룹은 2009년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 5조5000억원(대한항공 3조5000억원, 한진해운 1조9745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에쓰오일 지분 매각, 노후 비행기 매각 등으로 총 3조100억원을 확보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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