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과연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인가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뷰앤비전]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과연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인가 이상호 경성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AD

성경에 이르길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고,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그 반대라고 하였다(마태복음 7:13-14). 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의 케이블TV 1위 업체 인수합병 신청 기사를 보면서 떠오른 글귀이다. 소비자를 위한 논의와 매체의 균형발전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마련 등의 좁은 문 대신,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만 고려한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케이블TV는 지역 독점사업자로서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과 더불어 지역성 실현을 위해 경쟁 유료 매체와 달리 지역의 자체 채널을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출시 이후 20여년간 콘텐츠와 기술 측면에서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이뤘고, 업계에서는 UHD 방송, 기가급 인터넷, OTT 서비스 등을 겸비해 향후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정부는 국내외 미디어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2014년 케이블TV의 겸영 및 점유율 규제를 완화했고, 디지털 셋탑박스가 필요 없는 8VSB, 클리어쾀 등의 신기술도입도 허용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매체 균형발전을 위한 오랜 정책 논의에 따라 기존 IPTV 관련법을 일원화한 새로운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준비되는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정부와 각계의 매체 균형발전을 위한 케이블TV 살리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 사업자가 자체 경쟁력 강화의 길을 버리고 경쟁매체인 이동통신사업자의 IPTV 자회사와 합병을 하겠다는 것은 우리나라 미디어산업과 정책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는 놀라운 사건인 것이다. 현재 정부와 업계는 물론이고 학계, 국회,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찬반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역사적으로 기업 간 경쟁이 저하되어 소비자에게 혜택이 간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다. 인수합병이 성사돼 지역 케이블방송이 이동통신과 IPTV의 결합상품으로 제공되면 단기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장기적으로 특정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확고해질 경우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은 소비자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인수합병의 당사자 입장에서 볼 때 SK는 이동통신 1위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열위서비스인 자사의 IPTV와 상생할 수 있는 손쉬운 기회를 포착한 것이고, 케이블TV 1위 기업인 CJ는 정부정책과 업계 환경 사이에서 한계에 봉착해 매각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경쟁사의 존재이유가 자사 서비스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간과한 SK와 지역방송사업자로서 감당해야 할 짐을 내려놓는 CJ의 빅딜로 비춰진다.


국내외에 몰아치는 스마트혁명 하의 미디어업계 위기는 케이블TV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케이블TV 상위 및 중하위 업체 모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확한 진단과 정책마련이 이뤄지고, 콘텐츠 및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면 케이블TV 업계 내부 인수 또는 외부투자가 진행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그런데 제대로 된 진단과 그에 따른 정부의 정책방향이 마련되기도 전에 서둘러 진행되는 경쟁매체 사업자와 1위 케이블TV 사업자의 인수합병은 중하위 케이블TV산업의 성장동력을 상실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단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IPTV 방송사업자의 지역 케이블 방송사업자 인수합병은 그 자체로도 유례가 없지만 이동통신과 IPTV의 우산아래 지역 케이블TV가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될 단초가 될 것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또한 피인수 기업에 대한 경영 의사결정에서 이동통신사인 모기업의 전략이 반영될 것이고, 국내 1위 케이블TV 업체의 투자와 인사 자율성 저해, 지역성과 경쟁력 상실은 업계 전체의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공익성 등에 대한 엄정한 심사와 더불어 학계, 시민단체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이 퇴로를 찾기보다 멀리 보고 투자를 늘리는 등 의욕을 갖게 하려면 지상파, IPTV사업자와 공정경쟁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미디어 업계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미래성장을 대비하는 상생의 좁은 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상호 경성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