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사태, 브라질 정부 임산부 올림픽 참관 포기 권고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올림픽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우리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2일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국내 한 기업의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가 선포된 브라질의 긴박한 현지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브라질의 경제 활동은 이미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이어 브라질 정부도 임산부들의 올림픽 참관 포기를 권고하는 등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브라질 올림픽 마케팅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브라질 올림픽이 8월 시작돼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올림픽 관광객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브라질 현지 마케팅 행사나 규모도 조정이 불가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다만 브라질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는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남부 상파울루 인근인 캄피나스와 피라시카바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공장이 가동 중이다. 북부 지역인 마나우스 근교에는 LG전자 가전제품 생산 공장이 있다.
이들 지역은 아직까지 지카 바이러스 피해가 크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를 매개체로 전염되는 만큼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중북부 지역에서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이 활동하는 지역은 비교적 상하수도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위치한 지역 대부분은 상하수도 시설이 완비돼 있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공장은 물론 현지 법인들도 정상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올림픽을 계기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던 헤알화 가치가 지카 바이러스 사태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초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전년 대비 48% 가까이 하락해 브라질 현지 우리 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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