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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원금손실 '녹인' 문의 빗발… 증권사도 '녹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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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타 지점 전보 '직원대피령'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최서연 기자] 한 증권사 지점은 최근 본점 인사부에 요청해 영업사원 A씨를 다른 지점으로 전보시켰다. 그동안 이 지점에서 판매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ㆍ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대거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자 해당 ELS를 많이 판매한 A씨를 서둘러 타 지점으로 '대피'시킨 것이다. A씨로부터 투자권유를 받고 가입한 ELS 상품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차 해당 지점에서는 "담당 직원이 바뀌었다"는 답변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원 대피'는 시황이 안 좋을 때 지점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며 씁쓸해했다.

연초 불어 닥친 H지수 급락의 한파에 여의도 증권가가 얼어붙고 있다. 설마 했던 ELS 원금 손실의 공포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권회사의 일선 지점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형 증권회사 지점의 영업사원 B씨는 새해 들어 점심을 안 먹는다. 주위엔 다이어트란 핑계를 댔지만 실은 입맛이 없어서다. 지난해 고객들에게 판매한 ELS 상품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식욕이 싹 달아났다. 원금이 떼일 처지에 놓인 고객들의 전화가 늘고 있지만 딱히 해줄 말도 없다. B씨는 "지금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원금을 떼이는 건 아니라는 원론적인 대답으로 고객들을 달래고 있지만 만약 손실이 확정되면 다음엔 어떡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홍콩 H지수는 20일 장중 한때 8000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약 1조4000억원어치의 ELS가 원금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 H지수는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 원금 손실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H지수가 7500 밑으로 내려가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ELS 상품의 투자원금은 2조4862억원, 7000으로 내려가면 4조7335억원으로 늘어난다.


증권사 지점들은 "ELS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팔았다"고 항의하는 고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원금 보장형 상품인데도 수익률이 연 6%"라면서 ELS 상품을 팔았다.


이 때문에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H지수가 더 떨어질 경우 건실한 중소기업을 연쇄 도산 사태로 몰고 갔던 키코(KIKO)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키코에 가입했다가 부도가 났거나 손실을 본 기업들은 "키코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소 증권회사의 여의도 지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ELS 원금 손실 공포에 가뜩이나 지점 분위기가 무거운데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져 요즘 지점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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