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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죽어볼래? 日 청년 '임종'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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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죽으면 제 메일 관리해주세요"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일본에서 일찌감치 죽음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그에 이은 쓰나미로 1만5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구 3600만의 도쿄(東京) 땅 밑에서도 작은 규모의 지진이 갑자기 일어나곤 한다.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일본에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혼자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일본에서 2009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현지 영화 '굿바이'에 일본인들이 공감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굿바이'는 장례 절차 중 염과 입관을 전담하는 납관사(納棺師)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 최대 소매체인 그룹 이온, 인터넷 기업 야후재팬 등 많은 업체가 이른바 '슈카쓰(終活)' 산업에 뛰어들었다. 슈카쓰란 '임종을 준비하는 활동'이라는 뜻이다.

NLI기초연구소 사회연구부의 도쓰치 아키오(土堤內昭雄) 연구원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나이가 많든 적든 요즘 흔히들 혼자 사는 것,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2011년 대지진과 쓰나미가 이를 다시 깨닫게 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10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라이프엔딩산업전'에 관련 기업 220개가 참여했다. 방문객은 2만2000명을 웃돌았다. 그만큼 일본인들이 슈카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컨설팅업체 후나이(船井)종합연구소의 미쓰다 다쿠지(光田卓司) 컨설턴트는 슈카쓰 관련 산업 규모가 2조엔(약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야노(矢野)경제연구소는 슈카쓰 관련 산업 규모가 2011년 1조8300억엔에서 7%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미쓰다 컨설턴트는 "'굿바이'를 계기로 일본인들이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도호쿠 대지진 이후 사람들은 슈카쓰로 자기의 '현재'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야후재팬이 슈카쓰 관련 업체 야후엔딩을 출범시킨 것은 2014년이다. 야후엔딩은 가입자가 원할 경우 그의 사후 전자추모관을 세워주고 야후 서버에 저장된 그의 마지막 전자메일을 가족·친지에게 보내주며 그의 전자 데이터·문서·사진을 관리해준다.


야후엔딩은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은 채 가입자들이 수만명에 이른다며 이들 대다수가 30~40대라고만 밝혔다. 이들 가입자는 자기의 마지막 전자메일 저장비로 월 180엔을 지불한다.


팬시문구 제조업체 고쿠요는 2010년 후반 이래 1550엔짜리 '슈카쓰 노트북' 50만권을 팔았다. 노트북은 노인뿐 아니라 20~30대 젊은이들도 많이 사용한다. 이들은 노트북에 자기의 은행계좌 번호, 희망하는 장례절차 등을 적어놓고 다른 사람들이 찾기 어렵지 않은 곳에 보관한다.


이온 산하 장례업체 이온라이프의 히로하라 후미타카(廣原章隆) 최고경영자(CEO)는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인들의 슈카쓰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다"며 "당장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대비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5년 사이 미쓰비시(三菱)UFJ신탁은행의 신탁 건수는 26% 늘어 3만500건을 웃돌았다. 신탁은 고객의 사후 집행된다. 미쓰비시가 가입자에게 슈카쓰 노트북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고객은 여기에 재산 상속 문제와 관련해 명확히 기록해놓을 수 있다. 미쓰비시는 가족관계 등 고객이 노트북에 적어놓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슈카쓰 노트북은 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혼자 살다 쓸쓸하게 숨을 거두는 노인이 급증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급속한 인구 노령화로 오는 2040년 연간 사망률이 27%를 기록해 사망자가 167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온라이프의 슈카쓰 서비스 가입자는 8만명에 이른다. 지난 1년 6개월 사이 1만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지난 2년 사이 일본 주식시장의 토픽스와 닛케이 225 지수가 26% 상승한 한편 이온라이프 모기업 이온의 주가는 35% 치솟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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