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임원인사 단행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의 3연임 여부가 그룹 인사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대한항공 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3연임 고지를 넘는다.
11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달 예정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지창훈 사장의 연임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알려졌다. 지 사장은 2010년 총괄사장 취임과 2013년 연임 과정에서 그룹 오너가와 승진을 같이하면서 대한항공의 세대교체를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지 사장은 연임한 이종희 전 사장의 뒤를 이어 2010년 총괄사장을 맡았다. 당시 조현아, 조원태 등 조양호 회장 장녀와 장남이 줄줄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2013년 연임할 당시에도 조현아·조원태 전무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너가와 손발을 맞춘 역대 사장들은 모두 재임에 성공했으나 3연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1999년 조양호 사장에 이어 사장직에 오른 심이택 전 사장(1999년~2004년)과 이종희 전 사장(2004년~2009년)은 각각 5년과 6년의 임기를 채운 뒤 물러났다. 지 사장이 이번에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처음 사장 임기 6년의 벽을 깨는 셈이다.
지 사장은 1977년 대한항공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시드니와 샌프란시스코 지점장을 거쳐 여객노선영업부 국내노선팀장(2003년), 서울여객지점장(2004년), 중국지역본부장(2005년), 화물사업본부장 부사장 겸 나보이 프로젝트 사업추진단장(2008년) 등을 역임했고, 여객사업부와 화물사업부를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대표이사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성과는 우호적이지 않다. 지 사장은 임기 첫해인 2010년 순이익 4617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 2013년 3836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선뒤 2014년 -4578억원, 2015년 3분기말 기준 -7952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저유가 기조 속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58%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시장 잠식으로 외형이 쪼그라들면서 매출액은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 사장 공식 취임 당시 6만3000원대이던 주가도 최근 2만5000원대까지 60% 가까이 하락했다.
지 사장의 3연임도 조양호 회장 자녀들의 거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2013년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대표를 맡는등 후계구도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였지만 '땅콩 회항' 사태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제동이 걸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조양호 회장은 6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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