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에 일부 투자자들 저가매수 베팅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중국 본토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중국 본토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도 요동치는 상황이어서 중국펀드에 투자할 때는 증시와 환율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펀드 중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환노출(UH)형 상품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를 잇달아 인하한 여파로 중국 본토펀드 전체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4%를 나타내고 있다. 환노출형 상품인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H증권자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87%로 하락 폭이 중국 펀드 평균보다 적다.
'동양차이나본토주식증권자투자신탁'과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증권자투자신탁'도 각각 -2.93%와 -3.06%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환노출형 상품이 폭락장에서도 비교적 선방하는 이유는 원-위안화 환율이 재정환율인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중국펀드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위안화로 다시 바꿔 본토 주식에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달러화와 원화에 대해서만 환헤지를 하고 있고 위안화 변동까지 완벽하게 헤지한 상품은 없다. 원과 위안화를 직접적으로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은데다 헤지를 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는 단계에서는 헤지를 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달러 대비 원화와 위안화의 가치 약세가 이어질 때는 환노출형 상품이 유리하다. 환노출형 상품은 위안화 절하폭 만큼 원화도 약세를 보여 위안화 가치 절하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이 1200.20원으로 1200원을 상향 돌파했을 때 원-위안화 환율은 179.51원이었고, 지난달 31일 원-달러 환율이 1177.5원일 때도 원-위안화 환율은 179.11이었다. 원-달러 변동폭에 비해 원-위안화 변동폭은 미미했음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환헤지 상품은 달러화와 원화만 같이 움직이도록 묶어두고 위안화 변동에 대한 리스크에는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위안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이 그대로 반영된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은 "환율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이 중국펀드의 매수 타이밍은 아니지만 지금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자라면 향후 중국 주식 시장과 환율이 강세로 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환노출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일 하루 사이 중국본토펀드에는 6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6% 이상 폭락했고 이어 7일 또 다시 7% 이상 추락했다. 4일에 이어 7일에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폭락세를 지속하면서 1990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장이 조기 종료됐다.
이 같은 중국 증시의 폭락은 위안화 가치 절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51% 올린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해 8거래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2거래일째 절상했다.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15% 낮은 6.6526위안에 고시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0.015% 올린 6.5636위안에 고시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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