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시험에 성공했다는 수소폭탄(Hydrogen Bomb)은 어떤 폭탄일까. 수소폭탄은 쉽게 말해 원자폭탄(Atomic Bomb)보다 한 수 위인 폭탄을 말한다. 인류 최강의 병기로 아직 실전에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다. 그만큼 위력이 클 뿐만 아니라 만들기도 쉽지 않다.
수소폭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원자폭탄의 원리를 이해해야한다. 기술적으로 훨씬 구식인 원자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응축시켜 '핵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골자다. 우라늄ㆍ플루토늄 내 핵이 연쇄적으로 마구 쪼개지면서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해 수천∼수만도의 고온과 충격파를 만드는 것이다. 원자탄은 지금껏 실전에 단 두 번에 쓰였다. 2차 대전 막바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이 바로 그 예다.
수소탄은 원자탄보다 원리가 복잡하다. 수소탄에는 기폭장치로 원자탄이 들어간다. 이 원자탄이 터지며 폭탄 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수소탄의 '수소' 명칭은 이때 쓰이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수소의 동위원소이기 때문에 붙었다.
이 핵융합 반응은 에너지가 매우 큰 고속 중성자를 만들고 이어 고속 중성자는 폭탄에 들어간 우라늄 238의 핵분열을 촉발시키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만들어낸다. 즉 '원자탄의 핵분열→핵융합→핵분열'의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수소탄은 이 과정을 반복해 파괴력을 원자탄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 수소탄은 1950년대 처음 개발됐지만 지금껏 실제 전쟁에서 쓰인 경우는 아직 없다. 지금껏 수소탄을 무기로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구 소련),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5곳에 불과했다. 이 밖에 수소탄 실험을 시도했거나 무기 보유가 의심되는 국가로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이 있다.
수소탄은 위력도 가공할만하지만 소형화가 가능해 전략적 가치가 크다. 장거리미사일 탄두로 탑재해 버튼 하나로 먼 곳의 적을 말살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수소탄은 과거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경쟁을 부채질한 '원흉'이 됐다. 대륙을 오가는 핵미사일 소나기에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암울한 경고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온전한 수소탄까지는 만들지 못했고 전 단계의 무기인 '증폭 핵분열탄'만 실험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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