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개별소비세 인하 후유증으로 국내 시장 판매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인 박홍재 현대차 부사장은 29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2016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저성장 국면 진입으로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2.9% 증가한 885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부사장은 "미국은 올해 사상 최대 판매 이후 대기수요가 해소되면서 내년 성장세가 둔화되고 유럽은 불안한 경기회복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그동안 자동차 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BRIC) 효과가 소멸됐지만 대체시장 부재로 글로벌 저성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위기 이전 수요 회복, 금리 상승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내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775만대, 기저효과와 더딘 경기 회복을 보이고 있는 유럽은 3.1% 늘어난 1628만대로 전망됐다. 중국은 구매세 인하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지며 7.0% 증가한 2193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고 인도는 292대로 6.3%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러시아는 4.4% 감소한 152대, 브라질은 9.0% 줄어든 223대로 4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및 신차효과 축소로 내년 국내시장 판매량은 3.1% 감소한 176만대로 예상된다. 반면, 수입차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26만1000대로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사장은 "내년 SUV는 소형 중심으로 비중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승용차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C차급은 볼륨모델 신차 출시로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올해 감소세를 보인 후 내년 신차 출시 확대로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9.4% 증가한 195만1000대를 기록한 친환경차는 올해는 3.4% 감소한 188만5000대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7.2% 증가한 221만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가 달러 외 다른 통화에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경쟁력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 부사장은 "특히 엔저 현상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엔저를 통해 돈을 번 일본 업체들이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등에 투자하면서 경쟁력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폭스바겐 사태까지 더해져 일본 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 국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 부사장은 "선진국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원유 생산과 수출이 확대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저유가가 지속돼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배럴당 5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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